면접이 오후 3시에 하나뿐인 날이라 아예 늦게 일어날 생각으로 아침에 눈을 떴는데도 안 일어나고 밍기적대고 있었다. 그때 지난 월요일에 화상 면접을 봤던 회사에서 오늘 직접 볼 수 있냐고 연락이 왔다. 1시쯤으로 잡히면 좋았겠는데, 1시에는 일정이 있어서 안되고 2시에만 가능하다고 하셨다. 3시에 면접이 있어서 오래 걸리면 안될 것 같다고 말씀드렸더니 30분이면 충분하다고 하셨다. 그리고 결과적으로는...
아무튼 줌으로 한 번 봤을 뿐인데 이미 엄청 잘 아는 사이 같은 느낌이었다ㅋㅋ 해야 할 프로젝트들이 어떤 게 있는지 설명을 듣는 것도 재미있었다. 설명을 쭉 하시다가 잠깐 멈칫 하시더니 일이 너무 많아서 오기 싫은 거 아니냐며 걱정도 하셨다. 뭐, 양적으로 많을 것 같은 건 사실이지만 새로운 도전과제가 생기는 느낌이라 동기부여가 잘 될 것 같았다. 일도 없는 것보다는 많은 게 훨씬 낫기도 하고.
두 번째 면접은 민망하게도 10분 가량 늦고 말았다ㅠㅠ 너무 아무렇지 않게 괜찮다고 하셔서 더 죄송했다. 우리 팀 실전 프로젝트 토크부트를 놓고 이것저것 질문을 하셨는데, 알고 보니 공동대표이시면서 프론트엔드 개발자이셨다...! 그렇다면 코드나 UI 쪽도 더 날카롭게 뜯어보셨을 것 같았다. 그리고 나는 코드의 완성도에 비해 인프라 지식이 부족한 사람이 되었다ㅠㅠ 내가 대답을 버벅이자 대신 설명을 해주셨는데, 쉽고 일목요연하게 풀어 말씀하시는 걸 듣고 나는 유치원생이 된 기분이었다. 브라보 개발하다가 모르는 게 있으면 편하게 연락해도 된다고까지 말씀해주셔서 감동이었다ㅠㅠ 제가 감히 그래도 되는 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