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더라... 항해를 하다가 바다에 빠져서 파도가 치는 대로 그냥 그냥 흘러 다닌 것만 같은 기분이다. 정신을 차리고 나니 프로젝트 발표회도 끝났고, 그 날 하루는 푹 쉬었으며, 그 다음날부터 바로 이력서를 작성하라는 칼 같은 주문이 떨어졌다. 그리고 계속 틈나는 대로 아침잠이든 낮잠이든 저녁잠이든, 잠을 자고 있다. 생각보다 그간 몸이 많이 지쳤던 모양이다. 아직도 베개에 머리만 대면 잠에 빠져들고, 눈을 뜨면 몇 시간이고 지나 있다. 다행인 건, 그렇게 자느라 지친 몸을 이끌고 다시 시간에 쫓기면서 코딩을 하지는 않아도 된다는 것.
프로젝트 발표회는 89일차인 지난 주 금요일에 있었다. 게더에서 마치 코엑스나 킨텍스의 오프라인 박람회마냥 공간을 구성해 놓고 팀별로 부스를 차려 놓았다. 주로 우리 팀 부스 안에 자리를 잡고 있다가, 혹시나 협력사나 다른 누군가가 들어와 질문하거나 하면 대답을 하는 시스템이었다. 튜터님들이 와서 말씀하시기를 필수 요원만 제외하고는 부스 밖으로 나가서 말하자면 호객을 해야 한댔지만, 유일한 프론트엔드 팀원으로서 자리를 비울 수가 없었다. 물론 자리를 비우고 싶진 않았다ㅋㅋ 조금은 어색하고 쑥스럽기도 한 행사였지만 생각했던 것보다도 좋은 경험이었다. 언제 이렇게 우리의 프로덕트를 외부에 내보이겠으며, 또 언제 이렇게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볼 수 있을까. 무엇보다도, 프로덕트가 좋다는 칭찬을 많이 받았다. 그때마다 그동안의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가면서 눈물이 나오려는 걸 참느라 혼났다.
90일차인 지난 주 토요일에는 주문대로 이력서 작성을 시작했고, 그 다음날 제출했다.
오늘은 채용플랫폼이자 커리어 매칭 기업인 원티드에서, 제출한 이력서 피드백을 주제로 특강을 나왔다. 엄청나게 놀랍고 내가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그런 솔루션이 있었다기보다는, 피드백 받는 분들의 이력서 내용을 한 번 훑어볼 수 있었다는 점이 훨씬 유익했다.
그리고 또 다시 내 이력서를 수정하고 가다듬어서 제출했다.
블로그가 따로 있으니 예쁘게 꾸밀 의욕이 별로 없었던, 그래서 코드 저장소로만 사용되어 왔던 깃허브의 프로필 페이지를 보기 좋게 수정했다. 어느 정도 해 놓고 나니 블로그도 깃허브로 옮겨버릴까 싶다. 그러면 잔디도 심을 수 있고 좋겠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