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내 기준 두 번째 sso 스크럼이 있었다. 매주 두 번뿐인 스크럼이라 내가 무슨 일장연설할 것도 아니고 단지 참석하는 것뿐인데도 왠지 잔뜩 긴장하게 된다. 온보딩 팀에서는 겨우겨우 눈 뜨자마자 기계적으로 미로 보드를 열곤 했는데, 심지어 스크럼 시작 시간도 11시여서 맨정신(...)으로 들어갈 수밖에 없게 되었다.
sso와 이어 붙일 이러닝 사이트가 화제에 올랐는데, 양쪽이 어떤 식으로 돌아가는지 서로 정보가 하나도 없는 상황이어서 유저 베이스를 통합해야 할 때 sso 플로우를 그쪽에서 잘 이해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얘기가 나왔다. 플로우 관련한 얘기는 나올 때마다 시간 순삭하는 주제여서 오늘도 시간 가는 줄 몰랐더니 어느새 50분이 지나 있었다. 온보딩 6분 컷도 했던 시절이 있었는데...
내가 가지고 있는 지라 카드 중에 회원가입 페이지가 이러닝 사이트 때문에 가장 다급(이라고 표현하기는 약간 민망)했던 작업이었는데, 일단 기본 기능만 돌아가게 하고 자잘한 것들이나 스타일 부분은 천천히 신경써도 된다는 주문에 따라 뒤로 미뤄놨던 것들이 있었다. 예를 들면, 왜 또 얘가 나오나 싶지만 아무튼 다이얼로그 UI를 디자인대로 안 한 거라든지, 조금씩 바뀌어가는 디자인 변경안들을 못 본 체했던 거라든지.
pr을 올리고 나서 승진님이 리뷰해 주시면서 우리도 vms처럼 prettier 설정이 되어 있으면 좋을 것 같다고 하셨다. 예전에 vms UI 만질 때 자꾸 내 로컬에서만 코드 포맷이 망가져서 스트레스 받곤 했었는데, 이번에도 sso 쪽을 내가 어설프게 만졌다가 대참사가 날까 싶어서 잠깐 주저했다. 그렇지만 어쨌든 내가 계속해서 작업해 나갈 프로젝트인 만큼 두려움을 이겨내기로.
prettier 설정 자체는 사실 내가 선호하는 대로(single quote: true라든지, tab width: 2라든지...) 해도 괜찮을 것 같았지만 우리 모두는 vms 스타일에 익숙할 테니 vms를 참고해서 설정했다. 모르는 건 그때그때 구글링 해가며 적용해봤더니 생각보다 많은 공수가 들지는 않았다. 이랬는데 오류 신나게 터지면 어쩌지
막판에 다른 카드로 QA에서 코멘트가 달렸지만 prettier pr까지 마무리하고 나서 스벨트로 방향을 바꿨다. 오늘은 어제에 이어서 튜토리얼을 훑으며 이건 뷰나 리액트와는 확실히 다르다 싶은 것들만 따로 정리중. 그 두 가지에는 그래도 어느 정도 적응한 내가 또 새로운 방법으로 코드를 짜려면 그게 더 직관적이고 쉬운 방식이라 하더라도 한동안 허둥댈 게 분명하니까 다음에 한 번 더 읽고 싶은 링크, 나중에라도 참고하면 좋을 링크도 모아놓고 있다. 지금 적어놓고 있는 것들이 전혀 필요하지 않을 만큼 익숙해지고 싶다.
간밤에 개발자의 탈을 쓴 QA 상현님이 갑자기 vms sign-up이 안 된다고 했다. 상황을 보니 진짜 안 된다. 처음에는 db 환경 문제인 줄 알았는데 나도 똑같은 상황을 만들어 돌려보니 안 됨. 응 db 아니야
회원가입 페이지 자체는 내가 작업한 게 아니었지만, 회원가입 버튼을 누르면 뜨는 다이얼로그는 내가 작업한 거였다. 그리고 다이얼로그 UI와 다이얼로그를 오픈하는 방식 자체를 변경하면서, 페이지 컴포넌트가 가지고 있는 sign-up 관련 함수들을 건드린 것도 당근 나였다. 원인을 찾기도 전에 엄습하는 불안감
원래 sign-up 관련 로직은 컴포넌트 내에서 단 하나의 함수 안에 전부 다 묶여서 들어가 있었다. 하지만 중간 어느 시점에 다이얼로그를 띄우고, 또 그 다이얼로그에서 입력하는 내용에 맞게 후속 조치가 이루어지는 등 적당한 처리가 필요했기 때문에 나는 그 함수를 여러 개로 쪼개 놓은 상황이었다.
그런데 말입니다... vms에 회원가입을 할 때 휴대폰 번호를 넣으면 휴대폰으로 인증 코드가 발송되는데(이게 바로 내가 밴 당했던 그 절차), 이게 특정 조건 하에서 내부 직원이냐 아니냐를 판단할 수 있게끔 분기가 되어 있다. 하지만 바보 같은 나는 직원이 아닌 일반 유저를 가정하고서만 테스트를 진행했고 내부 직원인 경우는 생각을 안(?덜?) 했기 때문에, 직원인 경우에는 아무 코드도 넣어놓지 않아서 그 어떤 함수도 실행되지 않게끔 해 놓은 거였다. 응 db 아니고 너야 심지어 직원인 경우에 쓰려고 바로 아래 라인에 함수도 따로 만들어 놓은 상태였다...ㅠㅠ 함수를 만들었는데 왜 쓰지를 못하니
이로써 긴급히 올린 pr에 추가된 코드는 단 한 줄뿐이었다. 코미디
착잡한 마음으로 안도하며 잠든 후 일어난 아침에는 케이님과의 원온원이 있었고, 케이님이 사실은 이 글을 모두 읽고 계셨다는 엄청난 소식을 접했고, 주니어 각자에게 맞는 방식이 다 다를 수 있고 원한다면 sso 작업을 계속 하는 것도 괜찮다는 말씀을 들었다. 거기에 더해서 아직 잘은 모르지만 평소 관심 있었던 스벨트 공부+실습도 병행하기로 했다. 🥰
원온원이 끝나자마자 승진님한테 허들을 신청했다. 처음에는 팀에서 sso를 어떻게 하기로 했는지를 조심스레 여쭤보며 시작했지만, 결과적으로는 '그럼 제가 할래요'가 되었다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