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까지(최신순)

  • 오늘은 배포를 하기로 되어 있는 날이었다. 거의 모든 작업이 다 완료된 상태였고, 마지막 남은, 지난 금요일에 해결했다고 생각한 문제가 유감스럽게도 QA 단계에서 다시 돌아왔다. 문제 현상이 뭔지는 알겠는데 원인을 모르겠고 버그를 재현하는 것조차 잘 안 되는 날이었다. 하루종일 붙잡고 있다가 결국 배포 직전에 탐탁지 않게 임시방편 식으로 해결되었다. 그래서 어쩐지 기분이 좀 찝찝하다. 이 찝찝함을 블로그 재시작으로 털어버리자
  • 지난 4월 중순, 새로운 업무분장에 따라 나는 팀을 옮기게 되었다. 이번 팀은 저번 팀에 비해 뭔가를 해결해 나가는 과정에서 내가 비교적 더 좌충우돌 하게 되는 경향이 있긴 한데 그래도(그래서?) 재미있다. 프레임워크도 Vue로 돌아오게 되었다. 완전히 새롭게 접하는 건 아니지만 예전 기억이 사실 가물가물하긴 해서, 옛 기억을 더듬어 가며 구글링을 해 가며 공식문서를 뒤져 가며 온갖 방법을 동원해서 하나씩 풀어 나가는 중이다.
  • 지난 2월부터 2개월간 몸과 마음이 많이 지쳐서 휴가를 냈었다. 길다면 긴 기간인데 감사하게도 회사에서 병가를 낼 수 있게 해주었다. 잘 만큼 자고, 쉴 만큼 쉬고, 약 잘 먹고, 밥 잘 먹고, 그 기간 중 특별하게 더 한 것은 없지만 그 덕분에 지금 다시 정상적으로 궤도에 오를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 내가 잠수를 타기 전 썼던 마지막 블로그 글을 보면, 나는 재작년 10월 내가 애착을 가졌던 회사를 떠나게 되었고 다른 회사로 옮겼었다. 그리고 작년 2월에 나는 다니던 회사를 다시 떠났다. 이전 회사에서 겪었던 비슷한 문제를 그 회사도 겪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겨우 다시 마음에 드는 회사를 찾았다고 생각했는데 또 비슷한 이유로 떠나게 될 수도 있다니 황당하고 당황스러워서, 이제야말로 좀 더 안정적인 곳을 찾아봐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던 중 이전 회사의 일부가 남아 다른 이름으로 물론 그 사이에 많은 일이 있었겠지만 여전히 서비스를 운영해 나가고 있다는 소식을 접했다. 나름대로 뒤도 돌아보지 않고 떠났다고 생각했는데, 사람 마음이라는 게 참 그렇지가 않았다. 이전 회사를 다닐 때보다 많아진 연봉을 다소 삭감하는 조건이었지만 그래도 좋았다. 옛 사랑에게 돌아가는 사람 마음이 이런 걸까 싶었다.
  • 많은 일이 있었다.
  • 사랑하려고 노력한 적은 없었지만 사랑할 수밖에 없는 회사였다. 직장 생활 경험이 없는 것도, 짧은 것도 아니었는데 진심으로 사람을 사랑하듯 회사를 사랑하게 될 줄은 몰랐다. 일을 하는 하루하루가 행복했고, 주말은 평일을 기다리는 시간에 불과했다.
  • 그런 회사가 없어졌다. 이제 좀 업무에 익숙해지고, 생활 패턴도 그에 맞게 바꿔 나가고 있던 와중에 하루 아침에 마음이 공허해졌다. 내가 곧 백수가 될 예정이므로 구직을 다시 해야 한다는 것은 오히려 아무것도 아니었다. 그건 번거롭긴 해도 그냥 하면 되는 일이었다. 심지어 나 혼자만 해야 하는 일도 아니었다. 그저 유일한 문제는, 이 회사가 없어진다는 것이었다.
  • 책상을 정리하기 위해 간만에 출근한 사무실에서 누군가 그랬다. 세상에 완벽한 회사란 있을 수 없으니 이 회사도 없어지는 거라고. 그 말에 공감했다. 이런 얘기는 영화나 드라마에 나와도 비현실적이라고 손가락질 당할 소재였다. 하지만 현실은 위대했다.
  • 고용 계약 종료를 한 달 앞둔 시점부터 이직 준비를 시작했다. 사람들과 아무리 회사에 대해 섭섭한 점, 아쉬운 점을 끝없이 늘어 놓으며 마음을 털어 버리려고 애써도 혼자가 되면 어김없이 밑바닥까지 가라앉았다. 닥쳐올 현실에 채찍질 당하면서 이력서를 쓰고 면접을 봐도 그때뿐이었고 자꾸 힘이 들었다. 어떤 새로운 회사에 가도 회복할 수 없을까 봐 걱정도 됐다.
  • 한편으로는 내가 선택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최대한 비슷한 분위기, 비슷한 문화를 가진 회사에 가고 싶어서 수많은 구인 공고를 보며 일말의 유사성을 찾겠다고 기를 썼다. 사실 그렇게 한다고 해도 유의미한 성과가 있을지는 미지수였다. 들어가서 근무해 보는 당사자가 되기 전에는 알 수 없는 것들이니까.
  • 아등바등 바쁘게 한 달을 보낸 덕에 운 좋게도 업무일 기준 계약 종료 다음날 바로 새 회사에 출근하게 되었다. 내 나름대로 고르고 골라서 지원한 회사였고 면접에서도 느낌과 인상이 좋았지만, 혹시나 내 기대치를 충족하지 못하더라도 이제는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출근 첫날 바로 알았다. 설마 나를 여기 오게 하려고 코드브릭이 없어진 걸까.
  • 입사 9일차, 하지만 공교로운 공휴일 탓에 뭐했다고 벌써 3주차, 현재 온보딩 중인 뉴비다. 회사 자체나 구성원들, 시스템, 문화, 코드에 이르기까지 배울 것들이 넘쳐나서 정신없이 지내고 있다. 블로그에 코드브릭이 없어졌다고 아무렇지 않게 쓸 수 있게 될 날이 이렇게 금방 올 줄은 몰랐다. 회사는 회사로 잊어야 하나 보다.

오늘 한 일

  • 일주일 잘 쉬고 다른 회사로 출근했다.
  • 첫날이라 신분증을 가지고 출근해야 하는데, 늦을까 봐 일찍 일어났는데도 집에서 나서려니까 지갑이 없어져서 아침부터 난리난리 북새통이었다. 결국 지갑은 못 찾은 채, 서랍에 넣어뒀던 면허증이 생각나서 그거 하나 달랑 챙겨서 겨우 집을 나섰다. 근데 지갑 화장대에 떡하니 있었고..(말잇못)
  •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느라 모든 게 새롭고 정신 없는 가운데 느낀 점: 많은 분이 계셔도 사무실이 조용하다. 제 키보드 소리 왜 이렇게 크게 들리죠...?
  • 모니터와 기타 등등 설치하면서 사무실 자리다운 모습을 갖추고, 맥북 사용을 위한 기본적인 세팅을 하고, 온보딩 가이드를 읽으면서 회사 이메일로 각종 계정을 생성하고, 오늘은 그렇게 시간을 보냈다.
  • 옆 자리에 계신, 오늘 나와 같이 첫 출근한 디자이너 분과 같이 퇴근하게 되었는데 알고 보니 동네 사람...!!!? "어느 쪽으로 가세요?" ➡️ "어? 저도.." ➡️ "어디 사세요?" ➡️ "???저돈데" ➡️ "뭐 타세요?" ➡️ "????????저도.."

오늘 배운 것

  • 모르는 게 있으면 상현님한테 다 물어봐 버리자. ㅎㅎ

지금까지 한 일

  • 가장 최근 게시글 작성일자가 1월 13일? 나 정말 오래 쉬었구나 TIL 그동안 많은 일이 있었지만, 일단 가장 중요한 일로는 퇴사를 꼽을 수 있겠다. 별 이유는 없는데 퇴사를 앞두고는 차마 TIL을 쓸 수가 없었다. 첫 사회생활은 아니었지만 개발자로서는 첫 번째 회사였고, 그런 만큼 여러 모로 애착을 가졌었다.
  • 설 연휴를 겸해 꼬박 일주일을 쉬고 내일이면 새로운 회사로 간다. 막 엄청난 인싸가 아니라서 또 헤매며 적응해 나가야 할 텐데, 완전히 새로운 환경에서, 또 얼마나 더 화려한 삽질을 하게 될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엉엉ㅠㅠ
  • 일주일 쉬면서 본격적인 정보처리기사 필기 공부에 착수했다. 사실 이 시험 준비의 계기는 저번 회사에 있다. 그런데 어쩌다 보니 '좋아, 시험 준비를 해야겠다!' → '좋아, 이직을 해야겠다!' → '?...시험 준비 시작...?' → '?!...이직 실행...?!' 순서가 되었다. 그래서 어쩐지 약간 꼬인 것처럼 보인다는 게 함정
  • 공부를 하다 보니 느낀 건데, 언뜻 보면 그냥 이론 공부인데 개념 정리를 하다 보니 '아니, 이게 사실은 이거라고!?' 싶은 것들이 있다. 예를 들면 저번 회사에서 매일 했던 '스크럼' 같은 것들. 그렇다고 이제는 완전히 깨달았다, 이런 건 절대절대절대 아님..어휴 나는 멀었지 멀었어
  • 아무튼 당분간 또 정신없이 보내지 않을까 싶다. 배우는 게 많을 테니 한편으로는 기대도 된다.

오늘 한 일

  • 회사에 이직으로 인한 퇴사 통보를 했다. 물론 그게 지금 당장인 건 아니지만, 나는 최소 한 달 전에는 알리는 게 도리라고 생각했다. 당연히 빈 자리에 대한 채용도 있어야겠고, 팀 내에서 업무 분장도 달라질 수 있으니 말이다. 떠나는 입장이어도 내가 회사의 앞길에 방해가 되는 일은 최대한 일어나지 않았으면 했다.
  • 그래서 위와 같은 이유로, 사실 새 회사에 출근하기로 한 날이 지금으로부터 한 달이 채 남지 않아서(이십 몇 일..?) 말씀 드리기 전부터 살짝 죄책감이 들었다. 합격 연락을 받고 나서 최대한 바로 알리는 거였지만 어쨌든 그랬다.
  • 그랬는데 이사님은 '시간을 두고 일찍 말해줘서 고맙다'고 하셨다. 마음이 조금은 가벼워졌다.

오늘 배운 것

  • 자주 사용하는 리액트 useEffect 훅은 화면이 그려진 후에 실행된다. 그러므로 경우에 따라서는 사용자 경험을 저해하는 일이 생길 수 있다. 그럴 땐 useLayoutEffect를 사용하면 화면이 다 그려지기 전에 실행할 수 있다.
 

useLayoutEffect 훅에 대하여

최근 깃허브 스타 1k를 돌파한 hook-flow 라는 프로젝트가 있습니다. 리액트 훅의 모호한 실행 순서가 보기좋게 정리되어 있어 저도 이미지를 저장해서 보고 있습니다. 😁 그런데 이상하게도, Layout

merrily-code.tistory.com

  • 다만 공식문서에서는 우선 useEffect를 사용하고, 그걸로 인해 문제가 생기는 경우에만 useLayoutEffect를 사용하기를 권장하고 있다.
 

Hooks API Reference – React

A JavaScript library for building user interfaces

ko.reactjs.org

+ Recent posts